예민한 아이 다루는 법 육아이야기

우리 첫째 은이는 예민한 편이다.
어렸을 때부터 외부 자극에 민감했다.
지금도 사소한 것에 쉽게 동요하고 울곤한다.
엄마 말에 의하면 내가 어렸을 때 그렇게 울고 떼를 썼다하니
날 닮은걸 뭐라 할수도 없다.

헌데 나는 내 아이를 통해 내 약점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화가 나나보다.
은이의 그런 모습을 참을수가 없는 것이다.
아이의 입장에서 공감하고 달래주기 보다는
별 것 아닌거로 치부해버리거나 무시하거나 윽박지르곤 한다.

이런 나의 반응은 아이를 더 불안하게 만든다.
아이의 입장에서 공감해주고 충분한 사랑으로 지지해주는 것이 필요함을 알지만
나 조차 그런 지지를 받아보지 못하고 컸기에
베풀어주지 못하는 것이다.

얼마 전 은이가 킥보드를 타고가다 내리막길에서 넘어진 적이 있다.
낮은 경사였지만 빠른 속도에 놀란 은이가 킥보드를 놓아버리며 넘어졌고
킥보드는 차도를 향해 속수무책 굴러가고 있었다.
나는 원이를 데리고 있느라 뛰어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지나가던 아기엄마가 은이의 킥보드가 차도로 진입하려는 찰나 구해주었지만
그 전까지 광경이 은이에게 꽤나 공포스러웠는지 엄청 소리를 지르며 울었다.

그 이후로는 그 좋아하는 킥보드를 어린이집에 안가져가려고 한다.
문제의 찻길을 지나가야하기 때문이다.
난 은이에게 그 사건이 꽤나 충격적이었음을 알고 있었음에도
내 기준에서 별 것 아닌 것으로 치부해버렸다.
찻길이 무섭다고 자기 손을 꼭 잡아달라는 은이에게
에이, 괜찮아. 혼자 건널 수 있어. 하고 등떠민 것이다.
아이가 이 정도는 스스로 극복해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참 잘못된 방법이었다.

이럴 때는 일단 아이의 마음을 진심으로 공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육아서에서 인터넷에서 매번 공감이라는 단어를 읽지만
진정한 공감이 이리도 어려울수가 없다.
"또 찻길로 킥보드가 굴러갈까봐 불안하구나. 그 때도 그런적이 있으니 더 불안할 수 있어."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생각해본다.
아이가 손을 잡기 원한다면 도와줘도 좋다.
그런 후에 "엄마 손을 잡으니 무섭지 않았지?"
"다음에는 은이 혼자 건너보자"라는 식의 점진적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아직 5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에게
첫째라는 이유로, 누나라는 이유로 내가 너무 많은 기대를 지우고 있다는걸 깨달았다.
요즘 은이가 부쩍 앵앵거리며 아기 소리를 내고,
혼자 할 수 있는 것도 나한테 지켜봐달라고 하는 이유가 같은 맥락이겠지.
좀 더 은이에게 사랑을 듬뿍 표현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이를 키우며 내 안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