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은 왜이렇게 바쁘지 육아이야기



먹고 자고 씻겨주는 것만 신경쓰면 됐던 유아기를 거쳐
은이는 벌써 2학년, 원이는 7살이 되었다.
본격적인 학습이란 것을 시작하며 아이와 많이 부딪히고 
먹이고 재우고 씻기는 것 만큼이나 나를 많이 내어줘야 함을 깨닫고 있다.

은이는 예상 외로 학습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고 
예쁜 것, 꾸미는 것, 그리고 또 예쁘게 꾸미는 것에만 관심이 많다. 
오히려 원이가 학구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어 가족 모두가 놀라는 중
(원이 5살 때 우리 엄마는 애가 동그라미, 세모도 못그린다며 은이만 싸고 가르치지 말라고 나를 구박했었다.)
이런 걸 보면 공부도 역시 타고나는 것인가 싶다가도
공부에 뜻이 없는 아이를 선뜻 포기할 수 없는 것도 엄마의 입장이다.

미술을 제일 좋아하니까, 운동 하나는 해야지,
피아노는 기본이고, 수학은 도저히 내가 못가르치겠다
하면서 야금야금 하나씩 학원을 늘리다보니
아이들 스케줄이 어째 나보다 더 바쁘다.
이나마도 주말을 숙제로 잡아 먹던 영어학원을 큰 맘 먹고 끊고 난 것.

하루종일 해질녘까지 집 앞 골목에서 동네 애들과 뛰어놀던 
우리 어렸을 적을 얘기하면 이제 시대에 떨어진 이야기란다.
사교육 시장은 부모의 불안감을 먹고 자랐고,
이제는 정말 얘도 하고, 쟤도 하니 안할 수가 없는 달리기에
아이들을 밀어넣은 기분이다.

나는 초2 때 영어를 처음 접했다.
윤선생 영어를 엄마가 시켜주셨는데 
처음 만난 방문 선생님이 가져오신 칼라풀한 책에는
귀여운 판다가 모험을 펼치며 A, B, C를 가르쳐줬다.
처음 배우는 영어가 어찌나 재밌던지 
카세트 테이프를 늘어져라 돌리고 또 돌리며 반복해서 들었다.

우리 아이들은 배움의 즐거움에 대해 알까.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기도 전에 앞에 너무 많은 것들을 먼저 밀어넣는 것은 아닌지.
그것이 다 나의 불안함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아이들의 성취를 나의 성취로 동일시하지 않기를 소망한다.